저번 포스팅에서는 심리학은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행동과 정신과정으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정의와 그 과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심리학은 어떻게 현대의 심리학처럼 과학적 학문으로 독립하게 되었을까요? 그 배경으로는 철학적 배경과 자연과학적 배경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탁월했던 초기 심리학자들의 사상과 업적, 그리고 과학적 심리학의 출현 배경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 철학적 배경
모든 학문이 그러하듯 심리학의 기원도 고대 희랍의 철학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고대의 사상가들은 인간 자체보다는 인간이 경험하는 자연현상과 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더 관심을 두었지만, 그것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 자체도 연구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고대 사상가들은 주로 인간의 신체와 마음에 관하여 논의하며, 이 관계에서 인간을 지배하는 법칙을 찾으려 하였습니다. 심리학을 뜻하는 psychology라는 용어의 어원도 psyche에서 나왔습니다. 이러한 심신관계론에 있어 누군가는 마음과 신체가 따로 존재한다는 심신이원론을 주장하였고, 또 누군가는 이 둘은 별개가 아닌 동일체라는 심신일원론을 주장했습니다.
심신이원론과 심신일원론
심신이원론을 처음 주장한 사람은 플라톤(Plato, 427~347 B.C.) 입니다. 그는 인간의 마음을 신체와는 별개로 존재하는 영혼으로 여기며 현존하는 사물의 실체와 그 영혼의 실체를 분리하여 사색하였습니다. 반면 심신이원론을 주장하던 대표적인 학자는 아리스토 텔레스(Aristotle, 384~322 B.C.) 입니다. 그는 마음은 유기체의 기능일 뿐 따로 떨어진 실체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사물적인 신체에 생명이 있게 하는 영혼이 바로 마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영혼이 신체 안에 머문다는 그의 사상은 신체 안의 영혼의 본질을 파헤침으로써 인간을 이해한다는 심리학적 사고를 자극했습니다. 종교적으로는 우리의 몸은 영혼의 지배를 받는 것이며, 고로 육신 속의 영혼을 계발해야 한다는 신학이론의 토대가 되기도 했습니다.
아리스토 텔레스 이후 중세까지는 학문의 암흑시대로 마음에 대한 생각은 그의 사상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중세로 넘어와 데카르트(Descartes, 1596~1650)가 육체를 단순히 영혼에 예속시키던 사상에서 벗어나 육체란 영혼과 관계없는 유기체로써 그 자체의 기능과 작용을 한다는 유기체론을 주장하며, 플라톤과 같은 심신이원론적 입장을 취했습니다. 스피노자(Spinooza, 1632~1677)는 몸과 마음은 마치 종이의 앞뒤처럼 동일 실체의 양면일 뿐이라는 심신양면설(심신일원론)을 주장하였고, 라이프니츠(Leibniz, 1646~1716)는 몸과 마음은 별개의 실체이지만 이들이 작용하는 기능이 병행한다고 하는 심신병행론(심신이원론)을 주장했습니다.
경험론
철학자들이 이렇게 몸과 마음의 관계를 토론하는 한편, 마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인 사색도 있었습니다. 로크(Locke,1632~1704)는 갓 태어난 인간의 마음은 깨끗한 백지와 같아서 경험이란 글씨가 그 위에 쓰여지며 마침내 정신을 형성하게 된다는 경험론을 주장했습니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인간의 본성은 경험에 의해 형성되는 정신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 감각 연구를 통해 이해할 수 있으며, 직접적인 경험만이 지식을 얻는 수단이 되어 진리로 도달할 수 있는 방법임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칸트(Kant,1724~1806)와 헤겔(Hegel,1770~1831)은 인식의 문제에 대해 사색했습니다. 마음에 존재하는 것과 객관적인 세상에 존재하는 것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가 하는 질문을 던졌고, 그에 답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철학적인 사상의 흐름들은 현대 심리학 성립의 사상적인 배경이 되었습니다.
학자 | 이론 및 연구 분야 |
플라톤 / 데카르트 / 라이프니츠 | 심신이원론 |
아리스토 텔레스 / 스피노자 | 심신일원론 |
로크 | 경험론 |
칸트 / 헤겔 | 인식의 문제에 대한 탐구 |
2 ) 자연과학적 배경
인간을 이해하는 데 있어 자연과학적인 측면을 강조하게 된 시작점은 데카르트의 유기체론입니다. 데카르트 이전에는 육체 속의 마음을 이해하면 인간 이해가 이루어진다고 주장한 아리스토 텔레스의 사상과 그에 기초를 둔 중세 기독교 사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종교개혁과 데카르트의 유기체론에 영향을 받아 모든 생명체의 현상을 오로지 영혼에만 귀속시킬 수 없다는 사상이 대두되었습니다. 또한 동물과 인간도 기계와 똑같이 연구될 수 있다는 데카르트의 사상은 그 전까지 금기시 되었던 인체 해부를 가능하게 하는 계기가 되면서 신경생리학적 연구가 활발해졌습니다. 그리고 그는 자극에 대한 자동적인 반응, 반사라는 말을 처음으로 사용했습니다.
뮐러(Muller, 1838)는 신경에너지의 전달 원리에 대해 밝혔고, 헬름홀츠(Helmholtz, 1850)는 신경충격의 전이속도를 측정하였습니다. 베버(Weber, 1846)와 페흐너(Fechner, 1860)는 물리적인 자극과 심리적인 감각 간의 관계를 양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을 생각해내면서 반사의 신경기제와 의식작용의 기초가 되는 감각의 물리학적 근거를 찾는 데까지 이르면서, 정신물리학의 발전과 더불어 현대심리학 성립의 기초를 마련했습니다.
다윈(Darwin, 1809-~1882)은 1859년 <종의 기원>이라는 책에서 진화론을 주장했습니다. 생물은 환경에 적응하도록 진화하였으며, 신의 자유의지에 의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그의 주장은 심리 작용을 과학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다윈의 영향을 받은 갈톤(Galton, 1822~1922)은 인간에게 유전자에 의한 개인차가 있다고 주장하며, 지능과 같은 특질들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의 측정 도구들은 원시적이고 지능 측정에 있어 그다지 타당하지는 않지만 현 시대의 지능 검사, 성격 검사와 같은 심리 검사의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다윈의 제자 피어슨(Pearson, 1857~1936)과 스피어만(Spearman, 1863~1945) 등의 도움을 받아 수집했던 많은 자료들을 정리하기 위해 개발된 통계적 방법들은 현대 심리학과 과학적 연구방법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학자 | 이론 및 연구 분야 |
데카르트 | 유기체론 |
뮐러 | 신경에너지 전달원리 |
베버 / 페흐너 | 물리적 자극과 심리적 감각 간의 관계 측정 |
다윈 | 진화론 |
갈톤 / 피어슨 / 스피어만 | 유전적 특질 측정 시도, 통계 기법의 토대 마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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