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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기초

[심리학 기초] 14_감각 (sensation) : 시각 / 암적응과 명적응, 색채시각

by pureleelife 2024.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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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시각경험은 대부분 시각피질의 작용이 필수적입니다. 그런데 망막에서 벌어지는 일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현상들도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 대표적인 예로 암적응과 명적응, 그리고 색채시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 암적응과 명적응

밝은 곳에 있다가 빛의 양이 확 줄어든 깜깜한 곳으로 들어가게 되면 처음에는 아무것도 볼 수 없다가 한참 후에는 옆 사람의 얼굴까지도 볼 수 있게 됩니다. 빛에 대한 수용기 세포(추상체와 간상체)의 민감도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강도에 따라 수용기가 그 민감도를 높이는 과정이 바로 암적응입니다. 암순응(dark adaptation)이라고도 하며, 쉽게 말해 어두움에 대해 눈이 적응하는 현상입니다.

어두운 배경에서 번진 빛의 형태

반대로 어두운 실내에서 밝은 실외로 나오면 눈이 부셔 잘 볼 수 없다가 잠시 후에는 제대로 볼 수 있게 됩니다. 암적응과 반대로 빛에 대한 수용기 세포의 민감도가 낮아지는 과정이 명적응입니다. 명순응(light adaptation)이라고도 합니다. 이런 현상을 통해 수용기가 스스로 그 민감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 ) 색채시각

세상에는 아주 다양한 색깔들이 존재하고, 보통의 경우 그 색깔들을 모두 구분할 수가 있습니다. 눈이 어떻게 작동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 많은 색깔들을 볼 수 있는 것일까요? 이 질문에 처음으로 체계적인 답을 제시한 사람은 영국의 토마스 영(Thomas Young, 1773~1829)이었다. 그는 세 개의 투광기에 각각 보라색, 빨간색, 초록색 필터를 끼우고 백색광선을 투사하여 회색 화면에 비추었다. 이 세 가지 색상을 가진 빛이 골고루 섞이면 화면이 흰색으로 보이고, 빨간색 빛과 초록색 빛이 골고루 섞이면 화면이 노란색으로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나아가 투광기에서 투사되는 빛의 강도를 달리하면 화면의 색깔이 다양해진다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이 원리를 통해 개발된 것이 컬러 TV입니다. 이러한 실험 결과를 기초로 토마스 영은 우리 눈에는 세 가지 종류의 색채 수용기가 있고, 이들 수용기에서 보내는 신호가 통합되어 다양한 색깔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컬러 tv

이 이론은 독일의 헤르만 폰 헬름홀츠(Herman von Helmtholtz, 1821~1894)에 의해 더욱 발전되어 영-헬름홀츠(Young-Helmholtz)의 삼원색 이론(trichromatic color theory)으로 명명되었습니다. 그 후 이 삼원색 이론을 토대로 생리학자들에 의해 망막의 추상체는 그 속에 들어있는 광색소(photopigments)에 따라 세 가지로 나뉜다는 사실도 입증되었습니다. 이들 수용기는 그 수용기를 자극하는 빛의 파장에 따라 반응의 정도가 달라지는데, 하나는 짧은 파장의 빛(진한 파랑 정도로 보임)에, 또 하나는 중간 정도 파장의 빛(초록 정도로 보임)에, 나머지 하나는 비교적 긴 파장의 빛(주황 정도로 보임)에 각각 가장 강렬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Brown & Wald, 1964)

빛 스펙트럼과 빛의 삼원색

 

이 이론을 통해 색맹을 이해해볼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적록 색맹은 색채 경험에 필요한 세 가지 광색소 중 긴 파장의 빛에 민감한 광색소 또는 중간 파장의 빛에 민감한 광색소가 없는 경우입니다. 또 파란색과 노란색의 구별리 어려운 청황색맹은 짧은 파장의 빛에 민감한 광색소가 존재하지 않아 생기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신호등

 

그러나 삼원색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색채잔상이 있습니다. 간단한 실험을 해보겠습니다.

색채 잔상 실험

1. 위 그림을 약 1분 정도 바라봅니다.
2. 시선을 돌려 흰색 또는 회색 바탕을 바라봅니다.
3. 빨간색이 있던 위치에는 초록색이, 노란색이 있던 위치에는 파란색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이 색채 잔상은 어떤 것을 바라볼 때 작동하던 신경세포가 시선을 돌린 후에도 계속 작동을 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헤링(Hering, 1834~1918)은 대립-과정 이론(opponent-process theory)을 제안하였습니다. 헤링은 우리의 눈에는 세 종류의 수용기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명암 지각에 관여하며, 나머지 둘은 색채 지각에 관여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색채지각에 관여하는 두 종류의 수용기 중 하나는 빨간색과 초록색을 처리하는 적-녹 수용기이며, 다른 하나는 파란색과 노란색을 처리하는 청-황 수용기인데, 각각 처리하는 두 가지 색깔 중 한 가지를 처리할 때는 다른 것을 처리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시 말해 적-녹 수용기가 빨간색에 반응할 때는 초록색에는 반응할 수 없고, 초록색에 반응할 때는 빨간색에는 반응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 적-녹 수용기가 빨간색에 반응하는 동안, 빨간색에 대한 반응능력은 서서히 감소하고 그 대신 초록색에 대한 반응능력은 상대적으로 증가한다고 보았습니다.

색의 잔상 배경

 

이 이론을 이용해서 색채 잔상 현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빨강색 바탕을 응시하는 동안 적-녹 수용기의 빨간색에 대한 반응능력이 서서히 감소되고, 초록색에 대한 반응능력이 서서히 증가합니다. 이때 모든 파장의 빛이 골고루 섞여있는 흰색 바탕을 바라보면 적-녹 수용기는 빨간색보다 초록색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우리가 초록색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최근의 연구 결과, 뇌의 외측 슬상체와 1차 시각피질을 구성하는 세포 중에는 대립-과정 이론이 예측한대로 반응하는 세포가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DeValois & DeValois, 1980) 헤링은 대립-과정이 수용기에서 전개된다고 보았기 때문에, 이들의 연구 결과는 엄밀히 따지면 헤링의 주장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수용기 이후의 신경세포에서 벌어지는 색채처리 과정은 헤링의 견해와 근본적인 일치를 이룹니다. 때문에, 색채시각을 정확하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삼원색 이론과 대립-과정 이론이 둘 다 필요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우리의 시각경험 중 암적응과 명적응, 그리고 색채시각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포스팅부터는 우리의 감각체계중 시각만큼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청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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