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영화를 볼 때 귀를 막으면 무서운 느낌이 많이 줄어듭니다. 눈을 감아서 아예 보지 않는 것이 가장 낫겠지만, 이 예로 시각만큼이나 청각도 우리 감각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이해가 될 것입니다. 때문에 이러한 청각경험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알게 된다면 인간행동 및 정신과정을 이해하는 데도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전 포스팅까지 알아보았던 시각, 빛, 눈의 구조, 색채 경험 등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의 포스팅들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2024.01.31 - [심리학 기초] - [심리학 기초] 12_감각 (sensation) : 시각 / 빛과 눈의 구조
2024.02.01 - [심리학 기초] - [심리학 기초] 13_감각 (sensation) : 시각 / 망막과 시각피질
2024.02.04 - [심리학 기초] - [심리학 기초] 14_감각 (sensation) : 시각 / 암적응과 명적응, 색채시각
이번 포스팅에서는 시각에 이어 청각 경험의 요소인 소리와 우리의 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 소리
소리는 청각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자극입니다. 이 물리적 에너지는 대개 어떤 물체의 진동으로부터 생겨납니다. 우리의 성대도 진동하는 물체 중 하나입니다. 어떤 물체가 진동하면 그 물체를 둘러싸고 있는 공간 안에 공기분자의 밀도가 높아졌다 낮아졌다를 반복하게 됩니다. 이러한 공기분자의 반복적인 밀림과 쏠림을 바로 소리 또는 음파(sound wave)라고 합니다. 아래 그림을 통해 소리의 기본적인 속성을 파악해 볼 수 있습니다.
- 주파수(frequency)와 음고(pitch)
공기분자의 밀림이나 쏠림에서 시작해서 다음 밀림이나 쏠림까지를 음파의 주기라고 합니다. 이 주기가 1초당 반복되는 횟수가 주파수입니다. 주파수는 전자파의 존재를 증명해낸 독일의 과학자 하인리히 루돌프 헤르쯔(Heinrich Rudolf Hertz, 1857~1894)의 이름을 따서 헤르쯔(Hz)라는 단위를 사용합니다. 1초당 음파가 1,000번 반복되는 소리는 1,000Hz, 5,000번 반복되는 소리는 5,000Hz라고 합니다.
소리의 주파수에 따라 우리 귀에 들리는 음고, 즉 음높이가 달라집니다. 주파수가 높은 소리는 고음, 낮은 소리는 저음으로 들립니다. 주파수는 소리의 물리적 변화를 의미하고, 그 변화를 우리가 음고로 지각하여 심리적 변화를 나타냅니다. 우리는 가청 범위(audible range) 내의 소리만 들을 수 있습니다. 인간의 가청 범위는 약 20Hz~20,000Hz이지만, 음이 약할 때는 이 범위가 줄어들기도 하고 개인이나 연령에 따른 차이가 있습니다. 일부 동물은 인간보다 더 넓은 가청범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코끼리와 일부 고래는 20Hz 이하의 음파는 초저주파를 감지할 수 있고 돌고래와 박쥐 등은 20,000Hz 이상의 음파는 초음파를 감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 진폭(amplitude)
진폭은 소리의 진동에 있어서 진동의 중심으로부터 가장 많이 밀리거나 쏠린, 최대로 움직인 거리를 말합니다. 음파의 진폭에 의해 주로 소리의 강약이 조절됩니다. 라디오의 볼륨을 높인다는 것은 라디오에서 나는 소리의 진폭을 키운다는 뜻입니다. 진폭은 데시벨(dB)이라는 단위로 측정됩니다. 진폭은 소리의 물리적 변화를 말하며, 소리의 강약은 음고와 마찬가지로 그 물리적 변화에 상응하는 심리적 변화를 나타냅니다.
- 음색(timbre)
또 다른 소리의 속성에는 음파의 모양이 있습니다. 하나의 사인파로 나타낼 수 있는 소리를 순음(pure tone)이라고 하는데, 이 순음은 실험실처럼 통제된 환경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일 뿐, 우리가 일상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들은 거의 하나의 사인파로 나타낼 수 없는 복합음(complex tone)입니다. 그러나 복합음은 여러 가지 순음의 조합이기 때문에 Fourier 분석 기법을 이용하여 특정 복합음을 구성하고 있는 순음들을 분리해 낼 수 있습니다.
복합음을 구성하는 여러 순음 중 주파수가 가장 낮은 기본 음을 기본음, 그 기본음의 주파수를 기본 주파수(fundamental frequency)라고 하며, 기본음의 주파수보다 높은 주파수의 음을 상음(overtone) 또는 화음(harmonics)이라고 합니다. 복합음의 음고는 기본주파수에 의해 결정되며, 음색은 상음에 의해 결정됩니다. 음색이 다르다는 것은 서로 다른 소리로 들린다는 의미입니다. 첼로와 거문고의 소리가 다르게 들리는 것은 첼로와 거문고 소리의 상음을 구성하는 음파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상음은 소리의 물리적 속성을, 음색은 우리가 느끼는 심리적 속성을 나타냅니다.
2 ) 귀
우리의 귀는 크게 외이, 중이, 내이라는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귓바퀴(pinna), 귓구멍(auditory canal), 고막(eardrum)까지 외이(external ear) 라고 하며, 고막 안쪽의 공간에 위치한 세 개의 연골 - 추골(hammer), 침골(anvil), 등골(stirrup)을 통틀어 중이(middle ear) 라고 합니다. 그리고 청각 수용기 세포가 위치한 와우관(cochlea), 머리의 전후와 좌우의 회전 움직임을 탐지하는 수용기 세포가 있는 반규관(반고리관, semicircular canals), 머리의 수직, 수평 움직임을 탐지하는 수용기 세포가 있는 전정관(vestibule)을 통틀어 내이(inner ear) 라고 합니다.
위와 같은 귀의 구조를 통해 소리를 듣게 되는 구체적인 과정을 알아보겠습니다. 우리가 듣는 소리라는 것은 물체의 진동에 의해 생성된 공기분자의 진동이라는 것을 아셨을 겁니다. 그 진동은 귓구멍을 통해 고막을 진동시킵니다. 고막의 진동은 고막에 달려있는 추골을 밀고 당기며, 추골은 침골을, 침골은 등골을 밀고 당깁니다. 등골의 움직임은 그에 부착된 난원창(속귀의 막)을 진동시키며, 난원창의 진동은 와우관 내부에 차 있는 액체에 압력을 가하게 됩니다. 이 액체에 가해진 압력의 변화는 코르티 기관(Organ of Corti)을 구성하는 기저막을 진동시킵니다. 이 진동은 기저막 위에 있는 모세포(hair cell)에 의해 신경반응으로 바뀌게 됩니다. 모세포에 의해 생선 된 신경반응이 청신경을 따라 청각피질에 도착하면, 청각피질에서는 청신경의 반응을 기초로 하여 소리 속에 담겨있는 여러 가지 의미를 분석하고 종합합니다. 우리의 청각경험이란 청각피질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정보처리의 결과인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의 귀의 구조와 소리란 무엇인지, 소리를 듣는다는 건 어떤 것인지 알아보았습니다. 주변의 소리들이 순식간에 들려오는 것 같지만 체계적인 과정을 통해 우리가 듣을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감각기관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고, 다음 포스팅부터는 우리가 감각기관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해석하는 과정인 지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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