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포스팅까지는 심리학의 기초로서 우리의 행동에 대한 이해를 위해 우리의 뇌 안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다음으로는 우리가 직접 보고, 듣고, 느끼는 감각과 지각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우리는 왜 감각을 느껴야 하는 것일까요? 살아남기 위해서입니다. 보고, 듣고, 냄새 맡지 못한다면 누구를 막론하고 살아남기 어려울 것입니다. 생존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것들의 정체와 그것들이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감각기관의 존재 목적을 간단히 정의하자면 '생존을 위해 주변의 대상들을 파악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주변 환경의 상태와 변화를 인식하는 것이 바로 감각입니다. 우리가 눈만 뜨면 주변을 바라볼 수 있듯, 보통의 경우 감각의 과정은 아주 신속하게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감각기관의 역할은 아주 간단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1 ) 감각(sensation)과 지각(perception)
감각과 지각은 어떻게 다른 것인지 알고 계신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감각은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이고, 지각은 수집된 정보를 해석하는 과정입니다. 감각 과정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우리가 눈을 감은 상태에서는 시각 경험을 할 수 없습니다. 무언가를 본다는 것은 천장에 달린 형광등에서 발산된 빛이 그 '무언가'에 의해 반사된 것을 나의 뜬 눈을 통해서 받아들였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시각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필수적인 자극은 빛, 특히 물체에 의해 반사된 빛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청각 경험 역시 같은 방식으로 설명됩니다. 누군가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면 그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방문을 구성하는 나무와 두드리는 손등이 마찰을 일으켜 방문을 진동시켰고, 방문의 진동은 방 안의 공기분자를 진동시켰으며, 공기분자의 진동이 내 귀의 고막을 진동시켰기 때문에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여기서 청각 경험을 위한 필수 자극은 공기분자의 진동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러한 논리는 다른 감각기관의 작동 원리에서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이처럼 주변 환경에 대한 우리의 경험은 환경으로부터 일어나는 물리적 에너지를 감각기관을 통해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그중에서 자극을 받아들이는 수집 과정이 감각이며, 받아들인 자극 정보를 해석하는 과정이 지각인 것입니다. 이제부터 감각과 지각의 전개 과정에 대해 차례로 알아볼 텐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우리의 감각체계 중 가장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시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2 ) 시각
시각체계의 일차적 구성요소인 눈은 빛이라는 물리적 에너지를 받아들여, 그 속에 담긴 정보를 처리하도록 특화된 감각기관입니다. 따라서 시각체계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려면, 먼저 빛의 속성과 눈의 구조 및 기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1-1. 빛
가시광선이라는 용어를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영어로는 visible rays로 볼 수 있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자파 중 그 파장이 약 390nm에서 760nm 사이에 속하는 것을 가시광선, 곧 빛이라고 합니다. 전자파에는 빛의 파장보다 짧은 파장을 가진 자외선, 감마선, 엑스선도 있고, 긴 파장을 가진 라디오파, TV파, 초단파 등도 있습니다. 우리의 시각체계는 가시광선 이외의 전자파에는 반응하지 않습니다.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파장에 따라 우리는 서로 다른 색깔을 보게 됩니다. 눈으로 들어온 빛의 파장이 짧으면 보라색, 중간 정도면 초록색, 길면 빨간색을 봅니다.
1-2. 눈
우리의 눈은 여러가지 구조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눈으로 들어오는 빛이 맨 먼저 통과하는 곳은 눈의 창문이라 할 수 있는 각막(cornea)입니다. 수양액(aqueous)은 투명한 액체로 각막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제거해 줍니다. 동양인과 서양인은 눈 색깔이 서로 다른데, 이는 홍채(iris)라고 하는 얇은 엽전 모양의 근육 조직의 색깔에 따른 것입니다. 홍채의 중앙에 있는 검은 구멍은 동공(pupil)입니다. 동공은 빛이 눈으로 들어오는 통로로서 동공의 크기에 따라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이 조절됩니다. 깜깜한 밤에는 빛을 많이 받아들이기 위해 동공이 커지게 되는데, 우리가 세상을 보기 위해서는 일정한 양이 빛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각 감각기관이 작동하는 데 필요한 자극의 최소 양이나 강도를 절대 식역치(absolute threshold)라고 합니다. 동공 바로 뒤에는 수정체(lens)가 있습니다. 수정체는 볼록한 렌즈 형태의 투명한 조직으로 동공으로 들어온 빛을 모아주어 그 초점이 망막 위에 맺히도록 해줍니다. 물체와의 거리가 변하더라도 망막에 상이 정확하게 맺히기 위해서는 멀리 있는 것을 볼 때는 수정체가 얇아져야 하고, 가까이 있는 것을 볼 때는 수정체가 두꺼워져야 합니다. 수정체 주변의 모양근(cilliary muscles)이라는 조직의 수축과 이완을 통해 이 두께 변화가 이루어지며, 이를 조절(accommodation)이라고 합니다. 안구의 뒤쪽에는 내부 벽을 덮고 있는 막을 망막(retina)과 맹점(blind spot)이 있고, 그 뒤로 시신경(optic nerve)이 연결되며 우리가 받아들인 시각 정보가 뇌로 전달되는 통로가 펼쳐집니다.
우리의 감각 과정을 알아보는 첫번째 단계로 감각기관, 그 중에서도 시각 체계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눈의 구조 중 특히 중요한 망막에서부터 시신경을 통해 시각 정보가 뇌로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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